속터지는 독일 (1)
규제의 지옥, 독일
독일, 이 나라는 분명히 세계에서 손꼽히는 산업국가인데, 정작 산업에는 활기가 눈곱만큼도 없다. 규제, 규제, 또 하나의 규제. 만드는 시간보다 허가받는 시간이 더 길고, 조그마한 것 하나 바꾸려고 해도 그걸 증명하는 비용이 더 든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게 규정에 맞느냐"부터 묻고, 규정에 맞는지 확인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린다.
나는 이걸 독일의 근본적인 병이라고 생각한다. 안전과 품질을 위해 독일은 규제를 만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산업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새로운 걸 시도하려 해도 규정부터 들이대고, 그 규정은 깐깐함과 비용으로 무장하여 일반인과 신생업체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말도 안 되게 높은 담벼락이 되었다.
택배 하나 보내는 데 나라마다 대리인을 두라니

바이크 얘기로 피를 토하기 전에, EU 규제가 얼마나 생각 없이 만들어졌고 소규모 사업자에게 무자비한지 보여주는 따끈따끈한 사례 하나를 짚고 가자. 바로 올해 시행된 EU 포장규정(PPWR)이다.
2026년 8월 12일부터 이 규정의 첫 의무가 발효됐다. 다른 EU 국가에 포장된 물건을 팔려면 나라마다 '포장 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 대리인은 판매자를 현지에 등록하고, 보낸 포장재의 무게를 재질별로 신고한 뒤 재활용 비용까지 낸다.
결국 신고를 위해서는 포장에 쓰인 모든 재료의 무게와 재질을 기록해야 한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박스부터 포장지와 플라스틱까지 무게, 재질, 재활용 여부를 전부 기록한다. 정말 개귀찮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리인 지정과 등록 의무에는 최소 발송량 기준이 없다. 그 말인즉슨, 프랑스로 택배 하나만 보내도 프랑스에 대리인을 둬야 한다. 대리인 비용은 나라당 매년 수백 유로다.
부업으로 작은 온라인샵 하나 굴리는 사람을 생각해보자. 유럽 대여섯 나라에 물건을 팔면, 나라마다 대리인을 두고 나라마다 신고를 해야 한다. 수백 유로짜리 대리인 계약을 몇 개씩 맺어야 하니,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계산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규정이 시행되자마자 상인 커뮤니티에는 "해외 배송을 꺼버렸다", "배송 가능 국가 목록에서 EU 나라들을 지웠다"는 글이 쏟아졌다. 예전엔 EU 이웃 나라로 자유롭게 물건을 팔던 소상공인들이, 이 요상한 규제 하나 때문에 국경 너머 장사를 통째로 접은 것이다.
이 규정을 만든 돌대가리들의 원래 취지는 "나라마다 제각각인 27개의 규칙에 시달리지 말고 동일한 규칙으로 EU 내 거래를 쉽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탁상에서 만든 이 훌륭한 규정이 소규모 사업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만 입히고, 결과는 목표와 정반대로 흘러간다.
폭염이고 나발이고 에어컨은 안됨

규제가 산업만 망치는 게 아니다. 생존도 위태롭게 한다.
독일의 집은 일반적으로 서늘한 날씨에 맞춰, 에너지 효율을 위해 열을 가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폭염이 지속되자 그 구조가 그대로 열을 가두는 찜통이 됐다. 특히 오래된 집이나 꼭대기층에 사는 사람들은 매년 생존의 위기에 서게 된다. 그럼 에어컨을 달면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은 아직 독일을 잘 모르는 거다.
실외기가 밖에 있는 제대로 된 스플릿 에어컨은 실내 소음이 적고, 컴프레서가 함께 있는 모노블록보다 효율이 좋다. 그런데 독일이라는 나라는 언제나 그랬듯 여기에 또 규제를 걸어놨다. 소음방지 기술지침(TA Lärm)은 이웃 창문 앞에서 재는 소음을 낮 50, 밤 35 dB로 묶는다. 문제는 이 밤 35 dB가 사실상 통과 불가능한 벽이라는 것이다. 보통 분리형 에어컨의 실외기는 55~65 dB의 소음을 발생시키는데, 계산상 밤 35 dB를 맞추려면 실외기와 이웃 창문 사이에 약 32미터가 필요하다. 하우스가 아닌 이상, 독일 보눙에 이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는가. 5kW급 실외기는 그 자체로 49~50 dB라, 아무리 멀리 떼고 벽 반사가 없다고 쳐도 야간 운전은 계산상 아예 불가능하다.
2026년 7월, 연방대법원(BGH)은 입주자조합이 이웃의 스플릿 실외기 설치를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그냥 들으면 "오, 드디어 정신을 좀 차리는 건가"라고 느껴진다. 그런데 판결과는 별개로 이웃을 사랑하는 소음방지 기술지침(TA Lärm)은 밤 35 dB를 그대로 고수한다. 한마디로 "소리 안 나는 거 알아서 달 수 있으면 달아보든가. 근데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고." 이런 느낌이다.
이런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폭염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은 창문에 호스를 빼서 쓰는 모노블록 에어컨이라도 사려고 몰린다. 컴프레서가 일체형이라 소음이 보눙 안에서 나기 때문에 외부 실외기에 적용되는 소음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물건이 실내에 음압을 만들어 사용하는 만큼 바깥의 더운 공기를 다시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더운 바람이 지나는 관도 계속 집 안에 있고, 컴프레서 소리를 바로 앞에서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더 훌륭한 기술을 두고도 규제 때문에 독일이라는 나라는 더 시끄럽고 비효율적인 물건을 써야 한다. 전기는 전기대로 쓰고 쾌적함은 발로 차버리는 전형적인 독일 그 자체의 모습이다.
소음 규제, 바이크만 쥐잡듯

얼마 전 일이다. 오랜만에 그 묵직한 할리 특유의 댐핑이 그리워졌다. 동네 밥 아저씨 스타일로 갈까, 로우라이더로 꾸며볼까 —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며 신형 할리를 타러 갔다. 엔진도 거의 2,000cc 근처까지 늘었다기에 엄청난 기대감을 품고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소리를 듣는 순간, 그림이고 뭐고, alles weg!
댐핑, 귀를 치는 고동감은 어디로 가고, 마스크를 쓴 할아버지의 힘없는 숨소리만 났다. 다 타고 내려서 딜러에게 물었다. "도대체 소리가 왜 이렇게 됐어요?" 딜러는 대답 대신 한숨만 쉬었다. 그도 안다. 팔면서도 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할리는 메카닉적으로 보면 완전히 공룡과 다를 바가 크게 없다. 최신 기술이라곤 없는 사이즈만 늘린 엔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타는 이유는 단 하나, 그 거대한 댐핑 — 그 고동감과 진동 때문이다. 사실 그게 할리의 전부다. 그런데 규제가 바로 그 전부를 가져갔다.
Euro 5(2020~)와 Euro 5+(2024~)를 거치면서 바이크의 배기음 자체가 오염물 취급을 받고 있다. 소음 상한은 계속 조여지고, 측정 방식은 까다로워지고, 배기 플랩은 시험 조건을 감지해선 안 된다는 규정이 붙으면서 제조사들이 아예 사운드를 밋밋하게 설계하기 시작했다. dB킬러와 배플은 공구 없이 탈거되면 안 되게 강제됐고, 촉매와 후처리 장치가 덕지덕지 붙으면서 배기 설계의 자유도가 사라졌다.
결과는? 에보나 트윈캠이 내던 그 사운드는 어디로 가고, 떡대는 황소만 한 놈들이 아기 울음소리보다 조용하게 입막음을 당했다. 오죽하면 배기음보다 기어를 밀어 넣는 소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물론 미친놈들이 머플러에 빵꾸 내서 다니는 그런 건 유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 소리를 잊지 못한 사람들은 애프터마켓 머플러로 거세당한 소리를 되살리려 한다. 하지만 그 순간 독일이라는 벽에 부딪힌다. 세상에 소리 좋은 머플러들이 널렸지만 독일에서는 이 물건들을 사도 손을 못 댄다. 대부분 독일 인증(ABE)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이 개별승인(Einzelabnahme)을 받으면 가능은 하다. 소량의 돈? 만 내고 매우 간단한? 배출가스 검사와 소음 측정, 머플러의 장착 상태와 구조만 확인받아 통과하면 만사가 형통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통과가 된다는 보장은 없고 그에 따른 비용 환불도 없다. 소리 좋은 배기는 전 세계에 넘쳐나는데, 독일 라이더는 서류 한 장이 없어서 그 좋은 걸 유튜브로만 듣고 있다. 매우 아쉽고 아쉽다.
여기까지는 소비자의 입장이고, 머플러와 다른 것들을 제작하는 애프터마켓 업체들의 관점에서 보면 독일과 유럽의 이 바늘구멍 인증을 다 맞춰가며 서류를 받느니, 그냥 "너희한테 안 팔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유럽 인증은 돈과 시간이 미친 듯이 드는데, 그 시장이 규제로 쪼그라들어 있으니 수지가 안 맞는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좋은 걸 못 사고, 업체는 시장을 잃고, 양쪽이 같이 죽는다. 규제 하나가 소비자와 공급자를 동시에 고사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환경이 중요하다면

여기서 규제 옹호자들이 늘 꺼내는 방패가 있다. "다 환경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유럽은 Euro 5+와 소음 규제로 바이크를 옥죄고, 배기음까지 오염원처럼 취급한다.
하지만 소음과 함께 흰 연기를 뿜는 오래된 2행정 스쿠터는 기존 승인과 환경구역 예외 덕분에 지금도 합법적으로 잘 굴러다닌다. 이 흰 연기에서 나오는 유기 에어로졸과 유기화합물 배출계수가 다른 차종 대비 최대 수천 배 높다. 썩은 냄새를 풀풀 풍기는 오래된 디젤은 또 어떤가. 도심 어디서든 흔히 보이고, 배출하는 미세먼지가 매년 수많은 사람의 건강을 갉아먹는다고 하지 않았나? 환경을 지키려면 오염을 많이 내뿜는 기존 차량부터 관리하는 게 상식이다. 몇십 명이 몰려나와 시즌마다 바이크들을 다 세워두고 배기음이 몇 dB 오버됐는지를 잡는 그 집요함으로 매연 차량들을 단속하고, 말도 안 되게 빡빡한 배기에 관한 규제보다 흰 연기를 뿜어대는 이런 진짜 오염원부터 잡는 게 먼저 아닌가 싶다.
바다 건너에선 — 규제가 아니라 열정이 시장을 굴린다

이쯤에서 대서양 건너를 보자. 미국이다.
미국의 애프터마켓 시장은 살아 숨쉬는 정도가 아니라 펄펄 끓는다.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SEMA 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애프터마켓 박람회이고, 거기선 클래식 복원부터 전기차 커스텀까지 온갖 신선한 시도가 쏟아진다. 시장을 끌고 가는 건 다름 아닌 젊은 세대다.
핵심은 규제의 방향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미국에도 규제는 있다. 연방(EPA)과 캘리포니아(CARB)가 배출가스를 관리한다. 하지만 그 규제의 철학이 다르다. 기본은 "허용"이고, 배기·촉매처럼 배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품만 골라서 관리한다. 그마저도 부품 제조사가 한 번 면제승인(EO)을 받으면, 그 부품은 이후 자유롭게 팔리고 장착된다. 인증의 부담을 소비자가 매번 지는 게 아니라, 제조사가 한 번 지고 나면 소비자는 자유롭게 사는 구조다. 규제가 약한 주로 가면 그 부담조차 거의 없다.
정리하면 이렇다. 독일은 "일단 금지, 증명하면 허용"이다. 그것도 개인이, 매번, 서류와 검사를 짊어지고. 미국은 "일단 허용, 배출만 규제"다. 그것도 제조사가 한 번, 소비자는 자유. 똑같이 안전과 환경을 명분으로 내걸었는데, 결과는 정반대다. 한쪽은 거대한 창조적 시장을 키웠고, 한쪽은 시장을 고사시켰다.
세차장에 줄 선 불쌍한 영혼들

이 대비가 가장 아프게 다가오는 장면이 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매일 저녁 벌어지는 일이다.
세차장에 젊은이들이 줄을 선다. 도로 흐름에 방해가 될 정도로, 기다리는 줄이 한쪽 거리를 꽉 메울 정도로 사람이 많다. 저녁마다, 날마다. 처음엔 저렇게 다들 할 일이 없나 싶었다. 그러다 깨달았다. 저 애들은 할 수 있는 게 세차밖에 없는 것이다. 차에 미치도록 관심이 많고, 뭔가 예쁘게 만지고 바꾸고 싶은 에너지가 넘치는데 규제로 인해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그걸 쏟을 데가 세차장밖에 없는 것이다.
독일 젊은이들의 차에 대한 열정은 다른 어느 대륙에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넘친다. 그런데 규제가 그 손발을 다 묶어놨다. 배기를 바꾸면 불법, 휠을 바꾸면 불법, 뭐 하나 만들어 달았다 하면 "불법 부착물"이라며 벌금을 때린다. 그러니 이 재능 있고 열정 넘치는 애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순정 그대로의 차를 반짝반짝 닦는 것뿐이다. 창의성을 발휘할 때마다 처벌받으니, 남은 건 세차뿐인 것이다.
미국이었다면 이 애들은 지금쯤 차고에서 뭔가를 만들고 있을 것이다. 개러지를 차리고, 부품을 깎고, 유튜브에 빌드 영상을 올리고, 그러다 몇몇은 SEMA에 부스를 내는 사업가가 됐을 것이다. 창조적 산업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넘치는 열정에 자유를 주면, 그것이 시장이 되고 일자리가 되고 문화가 된다.
독일은 정반대로 열정에 수갑을 채운다. 뭘 만들면 벌금을 때리고 규제로 넘지 못할 산들을 세운다. 이 산업에 누가 뛰어들겠는가.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부품을 만들고, 인증 지옥을 뚫고, 벌금 맞을 물건을 팔겠는가. 아무도 안 한다. 그래서 뭔가 아쉬운 젊은이들은 오늘도 세차장에 줄을 선다.
도대체 이 규제로 누가 이득을 보는가

한 발 물러서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이 수많은 규제로 대체 남는 게 뭔가. 누가 좋으라고 이러는 건가.
바이크 윈드실드를 생각해보자. 바람 막는 플라스틱 판때기. 이게 도로 안전에 무슨 심각한 위해를 주는지, 독일에서는 이것조차 인증 서류 없이는 마음대로 못 바꾼다. 바람막이 하나 내 취향대로 바꾸는 데 국가의 허락 도장이 필요한 나라. 이 규제가 막아낸 사고가 대체 몇 건인가?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다.
독일 빅3+폭바는 미래 먹거리가 없다. 안타깝게도 사실 현재 먹거리도 없다. 실제로 2026년 폭스바겐 경영진 내부 설문에서는, 이사 아홉 명 중 여섯 명이 회사를 "존립이 위협받는 상태"로 봤다.
요즘 저 차들을 누가 사는가. 디자인은 어디서 팔다리 잘린 외계인을 데려다 시킨 것처럼 만들어두고, 가격은 평균 직장인의 1년치 세후소득보다 비싸다. 여기에 자우어란트 시골까지 중국 BYD 대리점이 파고드는 판이다. 정작 독일의 라인업에는, 평범한 사람이 살 수 있는 가격에, 사고 싶은 디자인의 차가 없다.
이런 결과로 폭바는 약 5만 명 감축을 결정했고, 2026년 중반까지 이미 2만8000명 이상이 퇴사에 합의했다. 벤츠는 2025년 영업이익이 57% 급감하였고, 독일 내 인력 감축과 임금 보전 없는 초과 노동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BMW도 전 세계 약 8000명 감축을 발표했다.
그러면 관련 산업, 그 밑에 깔린 생태계는 어떨까? 보쉬는 전 세계에서 최대 2만2000명, ZF는 독일에서만 1만4000명 감축에 나섰다. 콘티넨탈, 셰플러도 마찬가지다. 2019년 이후 독일 자동차 산업에서 약 14만 개의 일자리, 전체의 16%가 사라졌다. 엔진, 변속기, 배기 시스템에 목을 매던 회사들은 전기차 시대에 설 자리가 없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활로가 필요하다. 애프터마켓처럼, 커스텀처럼, 작지만 살아 숨쉬는 다른 시장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거대한 산업으로 자란 바로 그 시장 말이다.
그런데 독일은? 그 활로를 규제로 틀어막고 있다. 윈드실드 하나 마음대로 못 바꾸게 하는데, 변속기나 엔진을 건드리면 어떻게 될까? 난리가 나고 뉴스에 나올지도 모른다.
죽어가는 본체, 활로마저 막는 규제

독일의 애프터마켓은 이미 반 이상 죽었다. 규정이 목을 졸라 소리도 힘도 다 뺏어갔고, 인증 도장 하나 때문에 윈드실드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한다. 개조는 매우 간단한? 인증 제도를 통해 돈과 시간, 불확실성으로 쉽사리 꿈을 꿀 수도 없이 잘 막아놨다. 좋은 부품이 있어도 독일 인증이 없어서 손을 못 대고, 업체들은 국내를 포기했다.
지금 독일 자동차의 본체와 협력업체들은 인건비, 에너지 비용, 중국, 전기차 전환이라는 파도에 밀려 완전히 침몰하고 있다. 규제가 이 위기의 모든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규제는 이 위기에서 빠져나갈 활로를 막고 있다. 본체가 가라앉을 때, 독일 사람들의 열정, 차와 바이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붙잡고 살아남을 수 있는 풀뿌리, 작지만 활력 있는 부품업체, 튜너, 커스텀 빌더, 애프터마켓 생태계는 규제가 이미 싹을 뽑아버린 것이다.
도대체 이 규제로 누가 이득을 보는가. 소음 규제에서는 합법적인 머플러를 찾는 개인 라이더가 인증의 벽에 막힌다. 윈드실드 하나 마음대로 못 바꾸게 막아서 지켜낸 안전은 어디에도 없다. 이 규제들이 지켜낸 건 아무것도 없고, 죽인 건 산업의 미래다.
독일은 규제로 세계 최고의 산업을 만든 나라라고 말한다. 나는 반대로 본다. 독일은 규제로 그 산업의 미래를 스스로 목 졸라 죽이고 있는 나라다. 본체가 침몰하는 지금, 마지막 활로라도 열어야 산다. 규제를 걷어내고, 작은 시장이라도 숨 쉬게 해야 한다. 독일은 인증 도장 하나 때문에 윈드실드도 마음대로 못 바꾸고 있다.